부모님이 자주 누워 계시나요? 부모님과의 대화 밀도 돌아봐야
지난 글, 내려앉는 잇몸 관리법에서 일상의 작은 습관 하나가 우리 몸에 미치는 유기적인 영향과 저속 노화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양치질 입 모양 하나 바꾸는 사소한 시도로도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기력 없이 온종일 누워만 계실 때, 우리는 그것을 정말 자연스러운 신체적 노화 때문이라고만 생각해도 되는 걸까요?
어쩌면 그것은 몸이 아닌 ‘마음’이 보내는 SOS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이들이 노인의 무기력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는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노인성 우울증'이나 '가면 우울증'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력 없는 부모님의 진짜 원인을 짚어보고,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소통의 힘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력 저하인 줄 알았던 부모님의 진짜 속사정
나이가 들수록 자녀 세대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주로 침대에 누워 계시거나 주무시는 모습을 일상처럼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기운이 없다는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약을 생각하거나 영양제를 더 알아보거나 수액을 맞춰드릴까 고민하기도 합니다.
저는 올해로 구순이신 어머니와 함께 살기 때문에 부모님의 하루하루 변화에 비교적 민감합니다. 평생 쩌렁쩌렁, 빠릿빠릿하실 것 같은 제 어머니도 팔순을 넘기면서 한 해 한 해가 달라지셨습니다. 그중에 눈에 띈 변화는 역시 기력입니다.
어머니가 기력이 없다고 하시면 보통은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여전히 요리를 즐겨하시고 외출도 가끔 하시는 어머니여서 그전에 어딜 다녀오시거나 아침부터 요리를 많이 하신 날이 주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기력이 없다고 계속 누워계시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가 그전에 무엇인가 신경을 쓸 만한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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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온종일 누워만 계시면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닌, 부모님의 마음이 보내는 외로움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뇌와 마음을 멈추게 하는 '사회적 고립'
골똘히 생각한 끝에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원인은 자녀의 분주함이었습니다. 그즈음에 제가 바빠서 어머니와 식사도 자주 못 하고 집에서도 업무로 바빴거든요.
부모님은 은퇴를 겪고, 오랜 친구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며, 자녀들의 독립으로 인해 당신이 이제 쓸모가 없다는 허탈감으로 무력해지기 쉽습니다. 고독감은 뇌의 활성도를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몸과 마음이 다 정체되니 기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떨어지니 자꾸 눕게 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많은 이들이 노인의 무기력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실제로는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우울감일 수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기력 없음은 소통의 부재가 원인이었지만, 이 단계가 중요합니다. 우울증으로 발전되면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나 노인정신의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일반 노인에 비해 최대 2~3배 이상 높아진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영양제나 치매 예방 약보다 자녀와 소통에서 받는 자극이 뇌 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훌륭한 예방책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구순 노모와 티격태격하며 깨달은 '말 한마디의 처방전'
1) 너스레와 수다의 힘: 소통
기운 없다고 하신 어머니께 다가가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습니다. 언젠가 같이 찍은 사진도 뒤늦게 찾아서 보내드리고 "어떤 사진이 더 잘 나온 것 같으냐", "여기서 엄마가 더 예쁘게 나왔다" 등 너스레를 떨면서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어머니는 어느새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셨고, 제가 시작한 대화에 적극 참여하셨으며, 간혹 웃기도 하시고 출출하다고도 하셨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올 때는 침대에서 나와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흔들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어머니의 목소리에서는 다시 원래의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2) 존재의 가치 부여하기: 뭐라도 참여시키는 게 중요
*끝말잇기 게임
매번 소통거리가 풍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는 게임을 해보세요. 실제로 저는 주기적으로 엄마와 끝말잇기 게임을 합니다. 제 어휘력이 어디 가서 크게 안 뒤지는 편인데 구순 어머니도 못지않으십니다. 부모님이 게임을 잘하시면 한껏 놀란 목소리로 추임새를 넣어보세요. “와, 그동안 엄마 많이 늘었네? 뉴스 유심히 보는구나, 엄마?”
매번 같은 상대와 하면 막히는 단어가 정해집니다. 그럴 때는 ‘ㄱ’으로 시작하는 동물 말해보기 같은 '초성 게임'으로 난이도를 올려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님의 역할 남겨놓기
부모님이 나이가 드시면 역할의 많은 부분을 자녀가 말없이 하나 둘 가져가서 대신 수행합니다. 남김 없이 다 가져가는 게 효도는 아닐 겁니다. 몇 개는 남겨보세요. 저의 경우는 그게 '바느질'과 '요리'입니다.
“엄마, 이 옷 내가 좋아하는 옷인데 여기 이렇게 꿰매면 안 버려도 될 거 같아. 엄마가 좀 해주세요.”
귀찮아하실 것 같다고요? 부모님의 컨디션을 봐가면서 꼭 한 번 역할을 부탁해 보세요. 물론 처음에는 부모님이 "귀찮다", "내가 눈이 침침해서 이런 걸 어떻게 하냐"라며 손사래를 치실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녀의 태도입니다. "엄마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라며 한껏 낮아진 자세로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노년기 부모님에게 '나의 능력이 아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효능감을 심어주는 것은 세포를 깨우는 강력한 심리적 각성제가 됩니다. 자식에게 아직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노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됩니다.
돈 들지 않는 최고의 영양제, 밀도 있는 대화
부모님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비싼 홍삼이나 영양제보다, 하루 몇 분이라도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입니다. 나이 듦을 세월의 수순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부모님은 외로움에 홀로 방치될 수 있습니다.
소통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부모님께 경험하도록 해드리고, 세상과 계속 연결해 주는 것이 진정한 '효도'이자 건강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부모님이 다리가 불편해지셔도 '늙어 보인다'며 끝까지 거부하시는 물건이 바로 지팡이인데요, 지팡이는 더 이상 노인의 상징이 아닌, 멋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팡이를 완강히 거부하시던 저희 어머니의 심리 변화와 함께, 지팡이를 짚었을 때 신체 역학적으로 걸음이 얼마나 안정되는지(보행 보조의 과학적 원리), 그리고 어르신 체형과 관절 상태에 맞는 올바른 지팡이 선택법까지 실용적인 정보를 가득 담아 찾아오겠습니다.
부모님의 척추와 무릎 건강을 지키는 '가장 멋진 도구'의 비밀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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